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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수 권미의 문어낚시 — 부산 문동항에서 느낀 따뜻한 하루

    가수 권미의 문어낚시 — 부산 문동항에서 느낀 따뜻한 하루

    메타설명: 가수 권미의 부산 공연을 따라 나선 여행에서 뜻밖의 문어낚시 부부를 만나다! 부곡2동 봉디미한마당 행사부터 문동항 차박, 그리고 해파랑길 감성여행까지. 부산에서의 하루가 이렇게 따뜻할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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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부곡2동 ‘봉디미 한마당’에서 시작된 하루

    얼마 전, 아내의 부산 행사가 있어서 함께 내려가게 되었어요. 행사 장소는 부곡2동 ‘봉디미 한마당’이라는 마을 축제였죠. 그날 오후 4시부터 약 25분간 무대를 진행했는데, 관객의 대부분이 어르신들이셨어요.

    예전에도 어르신들 앞에서 공연을 많이 했지만, 이번에는 이상하게 표정 하나하나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작년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요즘 아버지를 보면 어쩐지 쓸쓸함이 느껴질 때가 많아요.

    젊을 땐 누구보다 활기찼던 분이셨는데 요즘은 TV 앞에서 멍하니 계실 때면 마음이 짠하거든요. 그래서인지 이번엔 아내의 무대를 보며 즐겁게 따라 부르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유독 따뜻하게 느껴졌어요.

    “우리 집사람이 이렇게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는 일을 하고 있구나.” 그날따라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문동항으로 향하다 — 평일이라 더 좋았던 한적한 항구

    무대를 마치고 우리는 30분 거리에 있는 문동항으로 향했어요. ‘가덕도 천성항’이 차박 명소로 유명하다고 해서 고민했지만 거리가 1시간이라 포기하고 가까운 문동항으로 결정했죠.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몇몇 차박팀들이 조용히 자리 잡고 있었어요. 우린 적당한 자리에 차를 세우고 테이블과 의자를 꺼내 간단히 셋팅했어요.

    바다를 바라보며 잔잔한 음악을 틀고 멍하니 앉아 있으니 그냥 그 자체로 힐링이더라고요. 날씨는 구름이 살짝 낀 정도였고, 춥지도 않았어요. 출출해서 근처 치킨집에서 배달을 시켜 먹었는데, 맛은 조금 아쉬웠지만 풍경이 모든 걸 커버했어요.


    뜻밖의 장면 — 문어 여섯 마리를 낚은 부부

    그때 조용한 항구 끝자락에서 낚시하는 한 부부가 눈에 들어왔어요. ‘이런 곳에서 낚시가 될까?’ 했는데, 잠시 후 문어를 낚아올리는 걸 보고 깜짝 놀랐죠!

    그것도 한두 마리가 아니라 3시간 동안 무려 여섯 마리나 잡은 거예요. 예전에 친구들과 통영 선상낚시 갔을 때 작은 문어 두 마리 잡은 게 전부였던 저로선 정말 대단해 보였어요.

    물어보니 남해 쪽은 바위틈 아무 곳에나 채비만 던져도 문어가 올라온다고 하더군요. 그분들이 쓰던 채비를 사진 찍어 친구에게 보내니 그 친구도 놀라워했어요. 너무 간단해서 다음엔 우리도 꼭 해보기로 했죠. 그날의 ‘가수의 문어낚시’는 그렇게 갑작스럽게 시작된 셈이에요.


    바닷가 차박, 그리고 부부의 대화

    밤이 깊어가고 우리는 차 안에서 잔잔한 파도 소리를 들으며 하루를 마무리했어요. 아내는 “밖에서 자면 꿀잠을 잔다”며 웃었죠. 진짜 역마살이 분명하다니까요.

    이제 우리 부부도 본격적인 중년에 접어들었어요. 그래서인지 함께하는 시간들이 젊었을 때보다 더 깊게 느껴져요. 부모님을 보면서 ‘언젠가 우리도 저런 모습이 되겠지’ 하는 생각이 들고요. 그래서 요즘은 하루하루가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해파랑길에서의 산책 그리고 마지막 식사

    다음날 아침, 문동항 근처 해파랑길을 잠깐 걸었어요. 멀리 고리원자력발전소가 보였는데, 그 풍경이 묘하게 이색적이더라고요.

    그리고 아내가 검색해서 찾은 맛집, ‘김바당’! 아내는 생선구이를, 나는 비빔밥을 좋아하니까 딱 좋은 조합이었죠.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대구로 돌아오며 짧은 부산 여행을 마무리했습니다.


    여행을 마치며

    이번 여행은 단순한 행사 스케줄이 아니라, 사람과 삶, 그리고 부부의 시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여행이었어요. 그리고 뜻밖의 문어낚시 장면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작성자: 손현우 | mustmemo.com